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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많이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하면서 죽는다??'는 속설에 대해


김학동한의원에 한약 상담을 오신 분들이나

한약을 복용 중이다가 연복하기를 원해 재내원하시는 분들 중에서

‘옛날부터 한약을 많이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는 속설이 있어 한약 복용이 망설여진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신다.

이 분들이 원하는 죽음의 이상적인 모습은 내가 죽을 때가 되었다고 했을 때 훌쩍 이승을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니,

치매나 심한 중풍후유증을 앓으면서 제 의지로 움직이지 못하고 벽에 똥칠하면서 주위에 민폐 끼치면서 생명연장을 하는 그런 모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잠 자는 중에 휙 죽는 것”을 가장 복된 죽음의 순간이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럼 왜 한약을 많이 먹으면 힘들게 죽는다는 속설을 가지게 된 것일까?

제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고 다음 세가지 장면을 읽어보시면 답이 금방 찾아지리라 본다.


# 장면 1 조선시대 양반집 사랑채

이제 대감마님의 임종이 가까워져간다.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먹는 것도 힘들어한다.

자식들은 이런 아버지의 모습이 안타까워 왕진 온 김의원을 닦달한다.

“아직 아버지의 유언을 듣질 못했소! 오래 사시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겠소. 유언이라도 들을 수 있게 조금이라도 더 낫게 해보시오.”

김의원은 약낭 속에서 강심제 역할을 하는 부자(附子)를 꺼내 이것을 달여 복용케 하시라 하였다.

부자를 복용한 대감마님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 유언을 남기셨다.

하지만 안정된 모습도 한식경 정도가 지나니 다시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며 몇시진을 지나자 이내 거친 호흡이 고요히 잦아들었다.  김의원이 더이상 맥이 뛰지 않음을 확인하고 사망선고를 내린다.

이 장면을 본 그 양반 댁의 가솔들은 한약을 먹으면 바로 죽지 못하고 임종을 질질 끌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장면 2. oo 요양병원 506호실

올해 86세의 000할머니. 평소 의식이 없어 입원 후 줄곧 베드에 누워만 있다.  콧줄로 식이를 하지만 큰 고비 없이 하루하루 잘 지내시던 분이 갑자기 열이 나면서 위독하다. 

급히 협력병원인 A종합병원에 전화를 넣어 응급실로 바로 들어 가겠다고 연락을 취한 후 앰뷸런스에 태워 출발했다.

10분만에 도착하여 응급실에 들어가자 마자 일단 링겔을 꼽고 주사제를 투여받고 엑스레이 등의 진단촬영이 이어진다.

주사제가 들어가면서 부터 일시적으로 안정을 좀 찾으시는 듯하다.

종합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가 심각한 듯하니 며칠 입원치료를 하여 경과를 보자고 한다.

갑자기 할머니의 심장이 멈춘 듯 환자 감시장치에서 삐~ 소리가 요란하다.

응급실 의사들의 몸 놀림이 바빠진다.

환자의 가슴에 심장 충격기를 사용하여 가까스로 다시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힘든 응급실 시간을 견뎌내고 일반 병실로 올라가 3일간을 지냈다.

의식은 여전히 없지만 환자의 바이탈은 많이 안정되어 있어 다시 요양병원으로 재이송되었다.
 
이 장면을 본 요양보호사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니 죽을 때 힘들게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연명치료 중단 동의서 서류를 미리 작성해 두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 장면 3. oo 장례식장

김원장은 A한의사 선배의 장례 조문을 왔다.

평소 인품이 좋고 덕을 많이 베푼 분이라 조문객이 많았다.

낯이 익은 학교 선후배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쪽으로 가 인사를 나누고 얘기를 나누었다.

아직 한창 많은 일을 하실 분이 갑자기 왜 돌아가셨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한약도 복용하고 하시면서 나름 건강도 챙기셨는데 근래 과로를 하면서 무리가 되었는지 자는 중에 심근경색이 와서 손쓸 틈이 없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아무리 의학지식이 있는 의료인이라도 저승길에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 실감 난다고 김원장은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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