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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환자분 한분과 피빼는 것을 가지고 실갱이 하다가 결국 내가 지고 말았다.

환자는 피를 꼭 빼고 싶다고 하고, 난 기운이 없어 안된다고 하고.....

한군데만 해 달라고 했어도 그냥 참고 해 줄텐데, 아픈 곳은 다 점을 찍어서 다 해달라고 생떼를 쓰신다.

일반적으로 사혈을 하면 혈액의 순환이 일어나기에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사혈이라는 치료법도 기운이 있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치료이지 몸 약한 사람이나 나이 드신 분들은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우리가 헌혈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은 헌혈을 하면 운동한 듯이 개운하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어지러워서 바로 일어나지를 못한다.

마찬가지로 사혈이라는 것은 뭉친 곳의 피를 빼서 힘을 약화시키는 것인데, 기운이 충분하고 뭉침이 심한 사람은 힘을 빼면 오히려 부드러워 질 것이다.

하지만 힘이 약하고 근육이 부드러운 사람이 사혈을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는 가벼울 수 있으나 나중에는 허혈상태가 생겨 더 아프게 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즉 좋은 일한다고 헌혈하고 몇시간 드러누워 있어야 되는 상황이 유발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할머님도 나이가 있어 이제는 피가 생성이 안되고, 맥이 공허하여 힘이 없는데, 하는 일은 많아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혈을 하지않고  기혈을 보강하는 침이나 약이 더 맞을 듯 하다고 수차례 설득을 해 보았으나 허사였다.

마음이 거기에 박혀 있으니 일단 내가 져주기로 한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의 소원이야....

부디 마음으로라도 소원성취하였으니 다시는 피빼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 혹 사혈을 싫어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저는 사혈을 잘 하는 한의사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맞아야 할 수 있는 것이지 무턱대고 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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