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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학회(素問學會)와 한의학(韓醫學)
포항출신의 대유학자(大儒學者)이신 석곡 이규준 선생의 의학사상(醫學思想)은 한의사(韓醫師)인 무위당 이원세 선생에 의해 더욱 계승 발전이 되었으며, 소문학회는 이 분들의 의학을 바탕으로 더 큰 한의학으로 나아가고자 조직된 학술단체로서 자연의 이치에 맞게 인체 생기(生氣)를 연구하여 질병을 치유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봄(간)의 양생법

바야흐로 만물이 활동을 시작하는 봄이 왔네요. 겨우내 설레임으로 기다렸던 반가운 손님이 찾아 오니, 사람들은 즐거워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갑니다. 저도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등산을 다녀왔더니 기분이 무척 상쾌합니다. 여러분들도 향긋한 꽃내음과 초록빛 새순의 생명력을 느껴보셨나요?

봄에는 어떻게 섭생을 해야 하는지 간혹 물어 보시는 분이 있어 오늘은 황제내경의 봄소식을 가지고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春三月을 此謂發陳이니 天地俱生하야 萬物以榮하나니 夜臥朝起하야 廣步於庭하고 被髮緩形하야 以使志生이니 生而勿殺하며 予而勿奪하고 賞而勿罰하나니 此春氣之應 養生之道也라 逆之則傷肝하야 夏爲寒變하야 奉長者少하리라
(봄 석 달은 묵은 데서 나오는 것이니, 하늘과 땅 기운이 같이 살아나서, 만물이 이로써 영화스럽게 차차 커 올라갑니다. 밤에는 조금 늦게 자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천천히 뜰을 산책하면서 기운을 느슨하게 이완시켜 마음으로 하여금 생기있게 하며, 살리되 억누르지는 말 것이며, 베풀되 빼앗거나 해치지를 말며, 상을 주되 벌하지 말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봄기운에 상응하는 양생의 방법입니다. 만약 거스르면 간을 상할 것이며, 여름이 되면 기운이 차가워져 크는 기운이 적어질 것입니다.)

황제내경에 나오는 봄에 관련된 양생의 도를 제가 나름대로 의역을 해 보았는데, 의역을 해도 이해가 힘이 듭니다. 이처럼 한의학의 경전으로 추앙받는 황제내경은 어려운 글귀들로 인해 난해하기만 합니다. 이걸 가지고 어떻게 한의학을 한다는 것이며, 살아있는 생명을 다룬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석곡 선생을 비롯한 한의사들은 이 문구를 가지고 임상에 직접 활용을 하곤 하는데, 어떻게 활용을 하는지 조금 더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이 서서히 펴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양을 묵은데서 새로움이 생겨난다고 하여 발진이라는 표현을 썼네요. 겨울동안 충분히 응축이 되었던 기운은 봄의 새싹과 같이, 아지랑이와 같이 뿌리나 땅에 있던 기운들을 서서히 밖으로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봄을 단순한 봄으로만 이해를 하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동양학에서는 진리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직접 묘사법보다는 은유나 비유를 통한 간접묘사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봄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확대해석해서 볼까요? 한의학에서는 봄의 모양살이와 간의 생리기능이 같다고 봅니다. 간의 생리기능을 일일이 얘기하지 않고 봄이 되었을때 나타나는 만물의 현상으로 대입을 시켜놓았습니다. 봄날의 따뜻함에 만물은 서서히 가지 쪽으로 기운을 펼쳐 새싹을 틔웁니다. 간은 아래쪽에 있는 기운을 위쪽으로 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은 이 봄기운을 닮은 간의 기능에 의해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으며, 기운이 위로 올라가야 심장에서는 혈액을 펌프질 할 수 있으며, 머리까지 올라가야 눈은 사물을 볼 수 있고, 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코는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입은 맛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는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올라오는 기운의 양이 적으면 위에 열거한 기관들은 기운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피곤하여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며 손발이 저리고 눈이 침침하고 귀가 멍하며 미각과 후각의 기능이 떨어지며, 건망증이 생기는 증상은 그래서 생기는 것입니다. 만약 올라오는 기운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그 기관들은 팽창이 일어나 통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 증상들은 기운이 쉽게 올라가기 때문에 짜증이나 화를 잘 내며, 위로 열이 잘 오르게 되고, 심장에 혈액이 몰려 답답하게 되며, 두통 눈아픔 이명 코막힘 구취 등의 증상들이 잘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올라가지 못하는 것과 너무 많이 올라가게 된 것을 가리켜 간이 섭생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간을 살리려면 봄의 양생법처럼 하면 되고, 또 봄의 양생법처럼 하면 간이 스스로 살아나게 됩니다. 지친 간을 살려 위로 기운을 올려주는 약재로는 인삼 당귀 사삼(더덕) 천궁 계지와 같은 약재가 좋을 것이고, 지나치게 항진된 간은 백작약 구기자 결명자 국화 시호 창출 반하 황금 등의 약재를 선택하여 내려주게 됩니다.

이제 봄의 양생법을 살펴볼까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뜰을 산책하는데 따뜻한 봄볕에 전신을 이완시켜 마음이 편안하게 즐거울 수 있도록 하라고 합니다. 즉 생활과 일에 있어 너무 애쓰지도 말고 걱정도 비관도 하지 말라고 가르쳐 줍니다. 베풀되 빼앗거나 해치지를 말며, 상을 주되 벌하지 말라는 것도 마음이 생기있게 하기 위한 가르침입니다. 빼앗기거나 벌을 받으면 화가 나거나 기분이 우울해져 간을 나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섭생법은 음식의 섭취나 운동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자신의 생명력이 적당히 생기있게 하는 정도에서 그쳐야지 과하거나 너무 부족하면 역시 간에 무리를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나친 과식은 기운을 늘어지게 하고 몸이 무거워지게 되어 간의 활동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 지나친 운동은 근육의 손상을 가져오는데 이것은 지나친 운동으로 간이 피곤하여 근육까지 기혈이 잘 흘러가지 못하여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또한 인생에 있어 봄에 해당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도 이 섭생법이 적용되는데, 칭찬받고 즐겁게 자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잔병치레가 적으며, 장년기에는 더욱 활동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공부에 지치고 힘들어 위축되어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간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 줄 수 있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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